둘째 아이의 몸이 뻣뻣해지고 입술이 파래지고 볼이 검어지는 끔찍한 경험을 했다.
차로 이동중에 카시트에서 갑자기 이상한 상태를 감지한 와이프의 심각한 알림에 갓길에 차를 세우고 아이를 내려봤더니 ..
몸이 뻣뻣하고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입술이 파래지는 무서운 상태였다. 열이 나고 있는 상태에서 처방받은 해열제를 투약하지 않은채 고열이 유지되어 고열 경련이 나타난 것이 었다.
지금에 와서야 그것이 고열 경련이고 5~10분정도 지속되며, 호흡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상태를 지켜보라고 하는걸 알지만..
그 상황에서는 너무 놀라고 큰일이 날것같아 두려웠다.
첫째 아이도 엄마 아빠의 놀란 모습과 동생의 이상한 상태에 큰충격을 받은듯했다.
당시 상태를 발견하고 아이를 안고 등을 두드리며 뜨거운 머리와 몸을 식히기 위해 얼음물로 여기저기 문질러 주고 이름을 불러가며 119에 연락을 했고, 119에서는 아동응급센터가 있는 근처 분당 차병원으로 직접 이동하는게 구급차 출동보다 빠르니 이동하라고 안내했다.
다행히 열을 식히고 정신을 겨우 붙든 둘째아이는 파란입술과 검붉은 볼에 혈색이 돌아오고 트림을 했다.
힘이 풀려서 였는지 대변도 한상태였고.. 이동을 할 수 있을거란 판단에 아이를 조수석에 와이프가 안고 상태를 체크하며 비상깜빡이를 켜고 아동응급실을 향해 주행을 시작했다.
열경련은 그 상태가 부모에게 너무 큰 두려움을 주기때문에
아이의 상태로 인한 문제보다 경련상태에 부모대응에 의한 사고가 더 많다고 한다.
경련상태에서 아이를 안고 급하게 응급실로 가다가 넘어져서 다치거나, 목을 제대로 받치고 호흡을 잘 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목안에 손가락을 넣어 뭔가를 하거나..
미리 열경련에 대해서 알았다면 더 침착하게 대응 할 수 있었을텐데.. 분명 예전에 교육을 받았을것 같지만 망각의 동물이 이렇게 미련하게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빠르게 차병원에 도착했는데 아동응급의학과가 있는곳은 다른 병원 건물이라머 돌아서 가야한다고 했다.
아이는 크게 울기 시작했고 여성 병원쪽에 있는 아동응급의학병동에서 다급하고 두려운 부모의 마음과는 너무다른 직원의 태연한 대처에 큰 실망과 충격을 받았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다시 차에있는 마스크를 급하게 쓰고 접수와 대기를 했는데, 응급 상태에 따라 진료를 본다고 했다.
아이는 크게 울고 있었고 다행히 숨은 잘 쉬어지고 의식이 없는 상태는 아니지만, 지금 상태가 위급상황인지 지켜봐도 되는 상황인지 모르니 답답했다.
우선 처방받아 가지고있던 약을 먹이고 대기를 이어갔다.
다행히 열경련이 있었고 의식이 눈이 뒤집혔었다는 걸 알려드리자 응급의학과 선생님들이 바쁜 중에도 상황을 잘 들어 주어서 상태를 볼 수 있었다. 심전도를 보고 체온과 청진으로 봤을때 위험한 상태가 아니니 대기했다가 진료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진료전까지 물을 포함해 금식을 해야한다고 했다. 그렇게 다시 대기를 하고 있는데 응급실에 오는 많은 고열 아이들.. 영아들 부족한 병상 등 뉴스에서 봤던 소아과 부족 문제가 이런것인가 싶었다.
그렇게 두시간 정도 응급실에 있는데
다행히도 아이의 체온이 37도 대로 내렸고 선생님에게는 진료를 보지않고 돌아가도 될것같다고 알리고 집으로 돌아갔다.
일요일에도 진료하던 동네 소아과가 휴가중이라 다른 소아과에 갔는데 대기가 50명..까지 올라가는걸 보고 한번 놀랐다. 그 후 밥도 잘먹고 조잘조잘 장난도 치던 아이가 갑자기 열경련을 일으켜 놀랐고 또 두려웠다. 응급실에서의 마스크 대치상황과 대기시간에 또 놀랐고 금방 괜챃아지는 아이의 회복력에도 감사했다.
지금은 경련 발생 10시간 정도 지난 시점에 적고 있는데
집으로 돌아왔을때는 다리가 후들거리며 힘을 못냈는데
이제 제법 장난도 치고 체온도 37도 초반으로 안정적이다.
최근에 소아응급 문제로 안좋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경과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고 두려움이 큰것같다.
39도의 고열 상태를 종종 접하다보니 안일하게 해열제 복용을 제때 못한 점을 호되게 반성했다.
둘째아이 고열의 원인은 구내염이었다.
지금도 입안이 불편한지 먹는걸 그렇게 좋아하는 녀석이 잘 먹지 못하고 입안이 아프다는 표현을 한다.
첫째 아이때 못해본 경험이었고..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이었다.
다시 열경련을 보게되면 침착하게 할 수 있을까..
사실 지금도 다시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두근거린다.
정말 끔찍한 하루였지만
든든하게 엘베 호출을 눌러줬던 첫째와 놀래고 힘들지만 최선을 다한 와이프, 엄청 많은 환자를 케어하는 의료진들 덕분에 감사함을 느끼며 색색거리며 잠든아이를 볼 수 있어 다행인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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